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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허브

by 사사마 2022. 3. 4.

향과 약초

허브(herb)는 푸른 풀을 의미하는 라틴어 '허바(herba)'에 어원을 두고 있으며, 고대 국가에서는 향()과 약초(藥草)라는 뜻으로 사용하였다. 옥스퍼드 영어사전에는 허브를 잎이나 줄기가 식용과 약용으로 쓰이거나 향과 향미로 이용되는 식물로 정의하고 있다. 즉 허브는 향이 있으면서 인간에게 유용한 식물이다.

 

고대인들은 허브를 약초로 많이 사용하였다. 중국에서는 기원전 5000년 무렵부터 허브를 사용하였으며, 이집트에서는 기원전 2800년 무렵에, 바빌로니아에서는 기원전 2000년 무렵에 허브를 사용하였다. 이집트에서는 미라를 만들 때 부패를 막고 초향(焦香)을 유지하기 위해 허브를 사용하였다. 허브의 향을 이용하여 질병을 치료할 수 있다고 믿어 경애와 숭배의 대상으로 삼기도 했다.

2200여 년 전에 죽은 이집트 람세스 2세의 미라를 검사하던 학자들은 왕의 코 안에서 후추 알갱이를 발견했다. 연구결과 당시의 의료진은 왕에게 생기(生氣)를 불어넣기 위해 유황과 몰약 같은 식물 수지를 태웠고 카모밀라꽃이 함유된 방향성(芳香性) 연고로 가슴을 문질렀다. 옛 문명에선 지금 우리가 잘 모르는 수많은 약초들을 질병 치료에 사용하였다.

약용으로 이용되던 허브는 향 마사지, 향 목욕 등 사치용품으로 사용되기도 하였다. 고대 로마제국이 유럽 전역을 지배한 후에 허브가 지중해 연안에서 유럽 각지로 확산되었고 아로마테라피(aroma therapy)라는 방향(芳香) 요법이 정착되었다.

고대 로마시대의 학자 디오스코리데스(Dioscorides)가 기원전 1세기에 저술한 약학, 의학, 생물학의 원전인 약물지(藥物誌)에는 600여 조의 약초가 기록돼 있으며, '의술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히포크라테스는 그의 저서에 400여 종의 약초를 수록하였다.

 

12세기 약제사이며 식물학자였던 허벌리스트(herbalist)들이 저술한 식물지 허벌(Herbal)에는 각종 약초가 그림과 함께 약효가 상세히 기록돼 있다. 특히 존 제라드(John Gerard)1597년에 저술한 식물의 이야기는 오늘날까지 허브의 역사를 전하는 귀중한 자료가 되고 있다.

 

기원전 유럽의 고대 국가에서부터 이용되기 시작한 허브는 현대인들도 건강을 위한 약용으로 그리고 미용, 아로마테라피, 향신료, 관상용 등으로 다양하게 생활에 활용하고 있다. 허브의 종류는 2,500종 이상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1,000여 종의 허브가 재배되고 있다.

 

허브는 기본적으로 생육이 매우 강하여 어느 곳에서나 잘 자라지만 양지바른 곳을 좋아하며 통풍과 보습성, 배수성이 양호하고 유기질이 많은 토양에서 잘 자란다. 통풍이 나쁘면 줄기나 뿌리가 썩어 병충해나 웃자람의 원인이 되므로 주의하여야 한다. 허브를 튼튼하게 기르는 요령은 조금 건조한 듯하게 기르는 것이 좋다.

본래 야생 식물인 허브는 일반 작물보다 훨씬 튼튼하다고 알려져 있다. 허브의 병충해를 방지하기 위해 되도록 여러 품종을 심는 것이 좋다. 단일 허브만을 재배하거나 이어짓기를 하면 병이나 해충이 발생하기 쉽고 땅이 약해지는 현상도 나타난다. 식용 허브는 유기 비료로 재배한다.

 

허브는 사용하는 용도와 수확 시기 그리고 종류에 따라 순 치는 부분이나 자르는 부분이 다르다. 꽃을 이용하거나 종자, 줄기, , 가지, 뿌리를 이용하는 방법이 있으므로 각각 그 용도를 잘 알아야 한다. 허브는 개화 전이나 초기에 향기나 약효를 가진 성분의 농도가 가장 높으므로 이때에 수확하여야 한다.

 

허브가 생활화되어 있는 유럽에서는 '건강과 미용'이라고 하는 허브 상점을 쉽게 접할 수 있으며 오일, 향수, , 비누, 포푸리 등 많은 허브 상품들을 판매하고 있다.

 

효용성

허브 식물에 함유되어 있는 성분에는 탄수화물, 무기질, 비타민, 아미노산, 정유, 지방산, 글리세롤, 사포닌, 탄닌, 알칼로이드, 배당체, 테르펜, 수지, 펙틴, 쓴맛 성분 등이 있다. 이들 성분 중 정유(essential oil)는 방향유로 휘발성이 있으며 식물의 세포 안에 들어 있다. 정유는 향기가 좋으며 열을 가하면 증발한다. 피부에 바르면 23초 안에 스며 들어 깊이 흡수되는 특성이 있다. 정유는 신체의 면역 기능을 강화하고 방부제, 소독살균제, 소화제, 강장제, 거담제, 소염제, 항암제 등으로 사용된다.

거의 모든 허브는 차로 이용이 가능하다. 허브로 만든 차는 허브 식물에 포함되어 있는 유효 성분을 따뜻한 물에 녹여 낸 자연적인 건강음료이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사람들이 허브차를 마시면 심신이 안정되며, 몸에 기운이 없을 때는 활력을 준다.

 

아로마테라피란 향을 이용한 치료법인 '향기요법'을 말한다. 향기요법은 천연 식물에서 추출한 독특한 향을 간직한 방향 물질(essential oil)의 향(aroma)을 이용하여 다양한 방법으로 인간의 면역계 기능 향상, 정신적 안정, 피부 미용 등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다. 아로마테라피는 용도에 따라 다양한 방법으로 누구나 쉽게 활용할 수 있다. 여러 가지 아로마테라피의 종류 가운데 효과가 높은 것은 마사지이다. 스트레스를 받았거나 피곤할 때 또는 피부가 거칠어졌을 때 허브로 만든 에센셜 오일을 이용하여 심신의 건강과 활력뿐만 아니라 미용 효과를 높이는 것이다. 에센셜 오일은 허브나 수목, 꽃 등에서 채집한 100%의 천연 방향 오일이다.

 

유럽에서는 대개 얼굴용에 13%, 신체용에 25% 정도를 에센셜 오일의 농도로 한다. 25의 식물유(캐리어 오일, 스위트아몬드 오일, 호호바 오일 등)2% 농도의 오일을 만들려면 에센셜 오일 10방울 정도를 넣으면 된다.

마사지 오일의 1회 사용량은 몸 전체에는 2030, 얼굴과 가슴 부위에 약 5, 다리와 발에 약 8를 기준으로 한다.

허브차는 허브를 이용하는 방법 중 가장 대중화되어 있다. 허브차는 카페인이 없는 알칼리 식품으로 혈액 순환이 잘되고 몸이 따뜻해지며 기분이 느긋해지고 긴장을 풀어준다. 또한 비타민, 칼슘, , 식이섬유도 다량 함유하고 있는 건강음료다.

 

허브차는 대개 한 가지 허브 또는 몇 가지를 섞어서 차로 만든다. 찻주전자를 따뜻하게 데운 후 허브(1인분 1찻숟갈)를 넣고 뜨거운 물을 붓는다. 신선한 허브는 45, 건조 허브는 3분 전후로 우려 내고 꿀이나 레몬을 첨가해 마신다. 요즘은 여러 종류의 허브를 효율적으로 처방한 티백 형태의 허브차도 나와 있다.

 

미국 건강 잡지 딜리셔스(Delicious)가 소개한 '건강에 좋은 허브 26종류'의 효용성에는 감기 저항력 증진, 면역력 증진, 월경전증후군 예방, 심장병 예방, 에너지 증진, 진통 효과, 스트레스 완화, 전립선 보호, 소화장애 완화, 건강한 피부 유지 등이 포함되어 있다.

 

최근 우리나라는 '웰빙' 바람이 불면서 건강에 좋은 허브가 인기를 끌고 있으며, 신경정신과, 물리치료과, 피부과, 이비인후과, 산부인과 등에서 환자 치료에 사용하여 좋은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한다.

즐겨 사용하는 허브의 종류별 기능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로즈메리(rosemary)는 고대 유대인, 그리스인, 이집트인 등에게 성스러운 것으로 간주되어 온 약초로서 강한 살균력이 특징이므로 살충제를 겸한 방충제로 사용한다. 또한 두통, 피로 회복, 기억력 증진, 무기력증 해소, 피부 노화 방지, 소화 기능 증진 등에 효과가 있다. 로즈힙(rosehip)은 어린이 성장 발육, 이뇨 작용을 돕고 두통, 복통, 현기증 등에 효과가 있다.

 

라벤더(lavender)는 신경을 안정시켜 두통, 불면증, 스트레스 해소 등에 도움이 되며 살균·소독 작용, 외상 치료, 세정, 방충 등에도 효과가 있다. 페퍼민트(peppermint)는 여러 나라 약전에 올라있는 약초로서 항균, 살균, 소화 촉진, 위장병, 두통, 신경통, 구충, 피부염, 항염, 스트레스 해소, 집중력 강화, 치통, 산욕열 등에 효과가 있다. 또한 유분을 적절히 조절해 주면서 모공을 수축시키므로 화장수로 많이 쓰인다.

 

펜넬(fennel)은 여성의 갱년기 증상, 정신 안정, 산모의 모유 촉진, 건위, 급체, 위통 등에 효과가 있다. 카모마일(chamomile)은 사과 향을 가지고 있으며 피로 회복, 건위에 좋고, 냉증, 습진, 불면증 등에 효과가 있다. 피부 진정과 세정 효과가 뛰어나 미용재료로 많이 이용된다.

 

타임(thyme)은 강장 효과를 비롯해 두통, 우울증 등 신경계 질환, 감기 등 호흡기 질환에 효과가 있으며 식욕을 증진시키고 소화를 돕는다. (dill)은 위장 기능을 강화해 소화력을 향상시키고 위장 장애로 인한 구취를 제거하는 데 효과가 있다. 세이지(sage)는 구내염, 잇몸 출혈, 구취 예방 등에 좋다. 각종 소스, 방향제, 방부제로도 쓰인다. 디기탈리스(digitalis)는 강심 효과가 있으며, 레몬밤(lemon balm)은 강장 작용, 설사 완화, 궤양, 복통, 독버섯의 해독, 생리통 등에 효과가 있다. 마조람(majoram)은 피부 미용, 진정·진통, 근육통, 정신 안정, 강장 작용, 식욕 증진, 소화 촉진, 위장 기능 강화, 류머티스, 신경통 등에 효과가 있다. 베르가모트(bergamot)는 피부병 · 거친 피부, 피로 회복(릴랙스 효과), 숙면 등에 효과가 있으며, 보리지(borage)는 진통, 피로 회복, 해열, 발진, 이뇨 작용 등의 효과가 있다. 세이보리(savory)는 소화 촉진, 해독 작용, 피로 회복, 거담, 이뇨, 구충, 방부, 냉증, 갱년기 장애 등에 효과가 있다. 센티드제라늄(scented geranium)은 기분을 맑게 하여 정신적 피로를 해소하고 피부염과 동상에 좋다.

 

셀프힐(self heal)은 잎, 줄기, 꽃 분말을 이뇨제로 사용하며 침출액은 구내염, 편도선염에 좋다. 스위트바질(sweet basil)은 강장제, 살균, 항염, 피로 회복, 구취 제거, 피부 미용 등에 효과가 있으며, 아티초크(artichoke)는 간장, 위장, 폐장, 신장, 류머티스, 천식, 성인병 예방 등에 좋다. 안젤리카(angelica)는 강장, 진정, 건위, 소화 촉진, 악취 방지 등에 효과가 있으며, 야로우(yarrow)는 설사, 감기, 습진, 강장, 식욕 증진, 허약 체질 등에 효과가 있다. 오레가노(oregano)는 이뇨, 진정, 살균, 피부염증, 건위, 식욕 증진 등에 효과가 있으며 집안의 개미 침입을 방지하고 뱀 · 전갈의 해독제로 쓰인다.

 

차이브(chive)는 강장 효과가 있으며, 차빌(chervil)은 진통, 소염, 탈모 방지, 세정, 상처 치료, 거친 피부 등에 효과가 있다.

 

코리안더(coriander, 고수)는 중세 때 미약 · 최음제로 사용하였으며 기침, 구취, 류머티스, 관절염 등에 효과가 있다. 콘플라워(cornflower)는 이뇨, 세안·세정, 기관지염, 기침 등에 효과가 있으며, 타라곤(tarragon)은 식욕 증진, 건위에 좋으며, 소화 불량, 복부 팽만, 류머티스, 관절염 등에 효과가 있다. 탄지(tansy)는 살충, 살균, 방부, 방충 효과가 있다. 포트마리골드(pot marigold)는 소화 불량, 위궤양, 피부염, 외상, 화상, 생리통, 생리 불순 등에 효과가 있으며, 히솝(hyssop)은 감기, 기관지염 등 호흡기 질환에 이용된다.

 

아로마테라피를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 아로마 에션셜을 섞어 사용하는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향()이라도 2시간이 넘으면 두통이 올 수 있으므로 너무 긴 시간 흡입하지 않는 것이 좋다. 피부에 사용하기 전에 미리 테스트를 해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로마테라피 전문가인 '아로마테라피스트'의 도움을 받아 자신에게 맞는 아로마 에센셜을 구입하여야 한다.

 

임신 중에는 대부분의 오일 사용을 피하는 것이 좋다. 제라늄과 로즈는 여성호르몬을 증가시켜 유산을 유발할 수도 있다. 또한 6개월 미만의 아기에게도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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